용산의 남도음식 아성빈대떡
서울의 7월과 같이 비가 자주 그리고 많이 오는
시즌에는 전과 막걸리가 생각난다.
이날은 만화가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 홍어전,
빈대떡 맛집으로 소개되었던 6호선 효창공원역
인근의 아성빈대떡에 방문했다.
입구부터 맛집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는데, 비교적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4인 테이블 하나를 잡을 수
있었다. 6시30분이 되기 전에 이미 만석이 되어
방문하시는 손님들이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많이 보여졌다.
메뉴 주문
이날은 정식 메뉴판에는 없지만 메뉴판 아래쪽으로
소개글이 붙어 있는 참소라와 홍어회 그리고
주전자 막걸리를 주문했다.
막걸리는 흔히 막걸리 냉장고, 동치미 냉장고로
식당에서 많이 쓰이는 스테인리스 뚜껑을 열어
국자로 퍼주는 방식으로 한 주전자를 채워주셨다.
서울 장수 막걸리 빈병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아
장수 막걸리를 내주시는 것으로 생각했다.
기대했던만큼 시원하고 주전자와 양은 사발이라
가게 분위기와 잘어울렸다.
참소라는 아무래도 데코레이션으로 보여지는
큰 참소라 껍데기와 같이 서빙이 되었다.
내장이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적당한 식감과
적당한 크기로 가볍게 시작하기 좋았다.
다음으로 주문한 홍어회가 서빙되었는데, 이때
토속 남도음식점인데 데코레이션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구나를 느꼈던 것 같다.
한없이 단촐해보일 수 있는 홍어회를 색감, 부피감
있는 다양한 식재료를 적절히 배치하여 한 그릇에
잘 담아주었다.
미나리, 배추, 오이, 해조류, 마늘쫑, 묵은지, 갓김치,
마늘, 고추 등 본 메뉴 이외에도 다양하게 조합해서
먹기 좋았었고 같이 서빙해준 젓갈류도 잘 어울렸다.
홍어회 자체는 보라색 또는 반짝반짝 빛날만큼
많이 삭힌 상태는 아니었고 적당히 쿰쿰한 정도였다.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
다음으로는 돌미나리전을 주문했었는데, 확실히
전으로 유명한 집이라 전 메뉴에서 실력 발휘가
본격적으로 되었던 것 같다.
전의 식감이나 돌미나리 자체의 풍미가 아주
좋았고 전이 빠르게 줄어드는게 아쉬웠다.
가격이나 양의 부담이 없는 편이고 야채전이라
호불호가 크게 없을 메뉴라 방문하시면 꼭 한번
주문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주문으로는 독특한 향으로 인해 주변 테이블의
이목을 끄는 홍어전을 주문했었다.
식객의 허영만 작가가 호평을 했다고 해서 기대감을
갖고 주문했었고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식기 전에 먹으라는 사장님의 말씀에 따라 빠르게
먹었었는데, 암모니아는 기름이나 물에 잘 녹는
성질인건지 직전에 먹었던 홍어회하고는
임팩트가 달랐던 것 같았다.
마무리
오랜만에 남도 음식을 본격적으로 즐겼는데,
전체적으로 데코레이션이나 담음새 등에
많은 신경을 쓰시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음식 자체도 퀄리티가 우수하고
가성비까지 좋은 편이라 여러 메뉴 주문에도
부담이 적었고 만족도는 높았다.
홍어는 자주 먹긴 힘들어도 시간이 꽤 지나면
한번쯤 떠오르게 되는 마성의 음식 같다.
다음 사이클(?)에도 기꺼이 재방문 할 의사가
있고 합정이나 신길 이외에도 괜찮은 홍어
맛집을 개척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진입 장벽이 다소 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홍어만 있는 것은 아니고 전 메뉴도 상당히
실력있게 내어주기 때문에 괜찮은 전집이나
홍어를 드시고 싶은 모든 분들께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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